한옥은 과학적이고 섬세합니다. 한옥은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뛰어나고 옛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으로, 역사적인 가치와 우리 고유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청
안채의 안방과 건넌방, 사랑채의 사랑 큰방 앞의 넓은 마루를 대청이라고 합니다. 대청은 조선시대 상류 주택의 의식과 권위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각각의 방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오늘날의 거실에 해당하는 공간입니다. 대청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전면 또는 사방이 트여있어 반 외부, 반 내부라고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온돌방
온돌방은 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 등 복합용도 공간이지만 방의 형태는 단순합니다. 거의 모든 가재용품을 벽장 안에 수납하여 방은 네모 반듯한 빈 공간으로 유지합니다. 이부자리를 펴면 침실이 되고, 방석을 깔고 앉으면 응접실이 되며, 경상을 펴면 서재가 되는 그야말로 다목적실인 것입니다. 한국은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기 때문에 방은 늘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방의 내부는 모두 벽지나 천장지를 바르고 바닥은 장판지로 마감합니다.
부엌
불을 지펴서 음식을 조리하는 부엌은 안방과 바로 인접하였으나 일부 큰 집에서는 별채로 독립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부엌 바닥은 흙에 강회를 섞어 다진 흙바닥이며 방바닥보다 75~90cm 정도 낮게 하였는데 이는 아궁이에서 땐 불길을 방고래로 빨아들이도록 되어 있는 온돌 구조 때문입니다. 아궁이는 안방과 면한 벽 쪽에 설치하여 음식물을 조리하면서 동시에 방을 데우도록 하였습니다. 한옥의 바닥재는 방의 ‘구들’, 대청이나 고간의 ‘마루’, 그리고 부엌이나 헛간의 ‘흙바닥’이 주로 쓰입니다.
찬방
찬방(찬마루)은 오늘날의 다용도실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반가나 중, 상류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부엌과 인접한 공간입니다. 부엌과는 문으로 연결되어 있어 부엌에서 조리된 음식을 이곳에서 상에 올려 안방, 사랑방 등으로 내갔으며 간단한 음식은 이곳에서 조리하였습니다. 찬방에는 상을 차리는데 필요한 그릇, 식기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음식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로도 쓰였습니다.
사랑채와 안채
사랑채는 집안의 가장인 남자 어른이 기거하면서 책을 보고 손님을 맞는 사회적인 공간으로 쓰였습니다. 사랑 대청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가 기거하는 큰 사랑방과 아들의 작은 사랑방이 서로 마주보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안채는 여자주인과 며느리, 딸들의 공간입니다. 안대청을 중심으로 안방과 건넌방으로 나뉘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각각 방을 사용하였습니다. 안채와 사랑채는 엄격하게 구분하여 ‘남녀유별’이라는 유교적 덕목을 실천한 조선시대의 독특한 주거형식입니다.
행랑
사랑채나 안채는 독립된 구조와 형태를 갖지만, 행랑채는 작은 방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 간단한 구조와 부속적인 형태를 갖습니다. 행랑에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방, 창고, 외양간 등 다양한 부속기능들을 수용하는데, 옆으로 긴 형태이므로 집안의 형편에 따라 쉽게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습니다. 행랑채는 담장 대신 마당을 감싸며 외부와 차단하는 강력한 경계요소가 되기도 하며, 사랑채나 안채를 돋보이게 하는 시각적 배경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사당
사당이란 조상과 함께 제사를 지내는 건물로 신주(神主)를 모시는 곳입니다. 왕실의 사당은 종묘, 개인의 사당은 가묘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당채는 집 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돌아가신 조상님을 섬기고자 하는 유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후손들의 바람을 나타낸 것입니다.